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레슬링 일기] 기본 자세
    라이프스타일 인포데스크/취미 운동 정보 2020. 3. 18. 18:10

    긴 준비운동을 마치고 나면, 드디어 처음 배우는 것은 기본자세와 기본 태클이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기본은 매우 재미가 없고 시시하다. 자세란 것은 그냥 한번 쓱 보고 자세를 취하면 얼추 나오니깐 말이다. 나도 기본자세를 잡을 때는 코치님이 잘한다고 칭찬 많이 해줬다(지금은 그것이 상술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 그리고 자세를 잡은 뒤 기본 움직임을 배우기 시작한다. 이것이 기초이다.

     

     

    아직도 이게 어렵다... 나의 운동 신경이란....

     

    처음 배울 당시에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자세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사실 그냥 자세를 잡으면 되는 것 아닌가 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나의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를 점검하면서 자세에 대한 중요성을 점점 실감하고 있다. 자세는 처음 공격이 들어가는 시작이자 다시 되돌아와야하는 끝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가 크게 자라나듯 레슬링도 자세가 좋은 사람이 크게 성장하는 운동인듯 싶다.

     

    기본자세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바른 자세란 무엇일까?  위의 그림은 자유형 레슬링의 기본 자세이다. 기본적으로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접으며 손은 앞으로 놓고 있으며 다리는 어깨너비로 벌리고 교차한 채 서있다. 자세는 공격을 빠르게 들어갈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들어오는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함이다. 이 자세는 레슬링의 메커니즘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자세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리를 벌리면서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추는 것은 공격당할 면적을 최소화하면서도 동시에 순간적인 폭발력으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기동성을 보유하기 위함이다. 특히 하체가 낼 수 있는 힘은 우리 인체에서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기동성을 살려야한다. 이 기동성을 살려주기 위해서는 하체의 움직임이 부드럽고 가벼워야 하는데 이는 안정적인 자세와 무릎의 유연성에서 나온다.

     

    이러한 기동성과 안정성이 하체에서 발생하여 힘이 발생한 것을 효과적으로 상체로 이동시켜주는 것이 바로 골반과 허리의 역할이다. 허리를 굽히면서도 골반이 위로 향하는 것은 골반이 하체에서 발생한 힘을 앞쪽으로 전달주기 위함인데 이는 육상에서 스타트를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레슬링은 순간적인 힘을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골반이 아래로 내려오거나 처진다면 힘의 방향은 위로 분산이 되기 때문에 기껏 하체에서 만들어놓은 힘을 효과적으로 상대에게 전달할 수가 없다.

     

    또한 골반은 상체와 하체의 브릿지 역할을 하는 인체의 가장 큰 스프링 부분이기 때문에 상대가 공격하는 힘을 상체에서 전달받은 것을 하체로 이동시키거나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여 흘려보내는 역할도 동시에 수행한다. 이로 인해 우리가 효과적으로 자신과 상대의 에너지를 운영하여 우리가 원하는 <상황>을 마련하는 것이다. 자세는 원하는 <상황>을 위한 첫 시작이다. 그 시작을 위해 우리의 인체는 힘을 빼면서도 탄력성을 유지하여 가벼우면서도 신속한 움직임을 자아내야 한다.

     

    그런데 운동하면서 느낀 것은 사람들이 '편한' 자세와 '움직임이 좋은' 자세는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나같은 경우 허리 힘이 받춰주지 못하고 유연하지 못하니 많이 서있게 되는데 이럴 경우 태클이나 이런 기술은 잘 쓰지 못한다. 오히려 자세를 낮추면서 골반이 위로 올라가는 'ㄱ'의 공격형 자세가 움직임이 더 수월하다. 

     

    서는 의미를 2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생각해본다.

    여기에서 스스로에게 딜레마가 생긴다. 편한 자세는 움직임을 그래도 원하는대로 가져갈 수 있는 반면 기동성이 낮아 쉽게 상대방에게 읽히게 되는 반면, 움직임이 좋은 자세의 경우 스스로가 유지력이 없기 때문에 편하고 가벼운 움직임이 어렵다는 점이다. 스스로에게 맞는 자세는 편하면서도 움직임이 좋은 자세일텐데 그러한 기본 자세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끝없이 움직이고 당하면서 자세를 가다듬고 고쳐나간다. 

     

    그래서 항상 발전하다 막히면 기본자세로 되돌아온다. 물론 내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 자세가 잘 잡혔다고 스스로 느껴질 때, 그래도 더 자신감있게 상대에게 덤벼들고 좋은 경기를 운영한다. 그래서 요즘같이 얻어터지고 스파링에서 처참히 무너진 날 돌아보면서 다시 기본자세를 다듬는다. 

Designed by Tistory.